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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떠들기

대만 우라이 마을, 타이베이


대만의 온천으로 유메데스한 우라이 마을에 들러
시장도 둘러보고 폭포도 감상하며
‘유메네스네~’ 하고 감탄해보기로 한다.

대만 타이베이 여행에,  빼놓지 말아야 한다는
이곳 우라이 마을을 가보자.


뜨듯한 햇살과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나른하게 졸다 보니, 버스는 한참을 달려 어느덧
꼬불꼬불 산길로 접어든다.

녹색 산 아래 도로의 풍경이 한국의 도로와
비슷하다고 느낄때 쯤, 어느 한적한 강가의
물소리가 들리는 정류장에 도착한다.

​​


강 위에 건물을 올린 듯한 모습이 이채롭다.


타이베이 중심지와는 다른 맑은 공기와 눈이
시원한 풍경을 콧구녕으로 맘껏 킁킁 들이켜보니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만 가득 들어오는구나.

예쁘고 시뻘건 다리를 건너 시장의 입구에
도착하니 맛있는 냄새와 함께 슬슬
배가 고파오기에, 가판대에 놓인 대만의 맛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한다.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세계 어딜가나 시장의 음식이 좋다.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서비스와 현지 그대로의
모습이 관광이 아닌 여행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비슷비슷한 작은 식당들 중에, 맛이 있어보이는
가판대의 요리를 보고, 나름 깨끗한 식당을 찾아
크게 따지지 않고 그냥 쑥 들어가 앉는다.

밖에서 본, 대나무에 익힌 찰밥과 볶은 면
요리를 주문했는데,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꽤 맛이 있었다.

대나무 찰밥은 쫀득하고 짭잘하니 침이 돌게
만들고, 면 요리는 살짝 느끼한 중국식 향이
가미된 채소가 맛이 있었는데, 가판대를 쓱 보고
주문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싼 가격대와 함께
썩 좋은 선택이었다.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는데, ‘곧 열겠지 뭐’라고 생각없이 생각하며,
마을 위쪽의 폭포를 향해 길을 따라 올라간다.

얼마 열지 않은 상점들에서는 소세지와 육포 등
먹을 것도 많고, 대만 기념품도 있을텐데 오픈 전이다.
타이베이에 없는 특이한 약재도 많이 있을텐데..
‘일단 내려올때 만나보자.’

시장을 지나고, 길 끝에 산이 보이는데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놀이동산의 어린이를 위한 것 같은
작고 귀여운 기차가 있다.


폭포를 향해 오르는 기차는 작고 귀엽지만
생각보다 빨라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는데,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빨리 달리는
나름의 다이나믹함이 있다.

사방이 뚫린 기차에서 기관사 아저씨 등을 쳐다보며
뜨거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달리다 보면 금방
폭포역에 도착한다.



폭포가 ‘쏴~’ 하고 쏟아져 내리는 광경은
뜨거운 여름이 무색할 정도의 시원함이 있다.

위에서 아래로 물이 떨어지는 Falls의 단순함은,
폭포를 그곳의 경치로 느끼게 만드는 푸르른 풀과,
나무와, 절벽과의 분명한 조화가 있고,

중간중간 그려진 원주민을 상징하는 그림 또한

우라이 폭포와 잘 어울린다.



원주민 기념관은 이곳의 대략적인 역사와
좀 더 멋스럽게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전시된 사진 자료에 나온 기차를 최초로 몰았던
젊은이는 시간이 많이 흘러 할아버지가 되었고
그 할아버지는 기념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왠지 젊은이와 닮은 모습에 긴가민가하며 사진과
입구의 할아버지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니,
덜덜 떠는 손가락으로 웃으며 자신을 가리킨다.
깜짝 놀랄만큼 신기한 광경이었다.
​​



우라이 마을의 '우라이'는 원주민들이 온천을
부르는 말에서 유래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폭포 근처에 원주민을 상징하는 그림과
저렇게 무섭게 만든 조각상이 많이 보인다.


'에라이~' 같기도 하지만, 그런 뜻은 아니었다.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엽기 찍새 포즈로
폭포까지 관람을 마무리하고 내려온다.


엽기 찍새 포즈는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 긴장되는 순간이야.
서로 찍는 것도 가능하다.
​​


내려오는 길에는 전망이 나름 괜찮은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옛 마을의 모습을 생각없이 감상한다.

타이베이의 도심은 일본이 적당히 섞인 도시를,
또 이곳의 누군가는 웃통을 벗고 중국스러운,
혹은 대만스러운 자유를(?) 보여주며 잠들어 있다.


타이베이 도심을 벗어난 우라이 마을은
산속에 자리잡은 여유와, 자연에 더불어 살던
원주민, 현재의 관광 개발이 잘 어우러져
있었고 요소들 간의 특색을 살린 케미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대만의 온천으로 유메데스한 이 마을에서
추운 겨울날 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구는
상상을 해보며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다.

‘겨울은 후쿠오카인데, 내년 겨울에 와볼까..’

​*후쿠오카 유후인 개인온천 와레모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