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속 세계문화유산.
체코 체스키크룸로프 보헤미안의 중세유럽
구경 가봅세.
할배들도 갔다는데 나라고 못 갈게 뭐람.
천천히 슬슬 골목 구석구석까지 둘러보자.
크룸로프 성은 물론 마을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이다.
마을 입구로 넘어가는 언덕에 우두커니 서서
조용한 중세 유럽의 마을을 바라보다 문득
너무 조용하기만 한 곳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마을 입구의 크룸로프 성과 블타바 강을 내려다보는
뷰 포인트에 서서 한참 동안을 말없이 감탄하고는
건너편의 자그마하게 열린 플리마켓에 들러
옅은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작고 예쁜
이곳의 수공예품들과 사람들을 만난다.
붉은 계열 빛깔 지붕 색색이 아름다운 중세유럽의
체스키크룸로프를 바라보며 어느새
쿵쾅거리는 심장을 안고 그대는 동화 속으로,
중세 유럽의 작은 마을로 스며든다.
소소한 북적거림이 있는 유럽풍의 골목을 지나
체스키크룸로프를 상징하는 스보르노스티 광장의
마리아 동상(1715년 흑사병으로부터 마을을
성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워진)앞에 앉아,
또 다시 한참 동안 주변을 바라본다.
중세시대의 오래된 르네상스풍 건물들이 각기
다른 파스텔톤의 색과 다른 모양의 지붕을 얹고는,
촘촘히 서서 이 동화같은 마을의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멋들어진 광경이 펼쳐진다.
이발사의 다리 좌/우측에 십자가와 네포무크
정신실환을 앓고 있던 루돌프2세의 서자
돈 줄리어스 세자르가 이발사의 딸과 결혼하고
그녀를 죽인 후, 죽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채
마을 사람들을 처형시키자, 이발사가 자신이
딸을 죽였다고 거짓 자백을 하여 처형당했다는..
이 슬픈 이발사를 추모하는, 고즈넉하고 예쁜
다리를 건너면서 소소한 다리 위 마을 풍경과,
다리 위 성인 네포무크와 십자가의 그리스도 상을
바라보며, 무언가 없는 듯한 생각이 문득 든다.
“아니, 그나저나 이발사는 어디에?”
강가의 정취와 여유가 낙낙한 아름다운
파파스 리빙 야외 테이블에서 라자냐와 와인으로
허기와 낭만을 동시에 채워가며, 살랑 불어오는
강바람에 한껏 취해 더 벌개진 얼굴을 하고는
빈 와인잔을 들며 웨이터에게 한번 말을 걸어 본다
“완 모아 푸리즈..(One more please)”
아무래도 제대로 말 한 듯 하다, 답이 돌아온다.
“Are you OK?”
크룸로프 성에 다가갈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세세한 탑의 모양과 색깔들로 점점 더
감탄하게 되는 탑의 모습에 눈길을 놓을 수가 없다
안을 가득 채우는 햇살과 기도하는 사람마저
눈부신 크룸로프 성의 세인트 조지 예배당은
소소하고 웅장하며,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르르 앉아 기도하는 그대를 발견하고
어느새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다
크룸로프 성의 난간에 서서 높이 솟은
성 비투스 교회를 둘러싼 마을의 지붕들을
바라보다가, 조용하고 향긋한 풀내음이 풍기는
이 마을 시간이 멈춘 동화 속에서
어느 순간 꿈을 꾸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성의 다리에서 마치 꿈꾸듯 보이는
체스키크룸로프는 만곡의 습지라는
크룸로프의 뜻을 떠올리게 하는 비경으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뷰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운
크룸로프 성 주변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아무곳에서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그대는 동화속의 한 부분을 채운다.
친절한 한국어 안내서를 따라 무언가에 홀리듯
보트에 올라, 굽이치는 강을 따라 내려가보다가,
강 중간에서 만나는 체스키크룸로프의
중세유럽을 그리는 건물들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에 넋을 잃고 노를 놓친다.
조용한 동화속 마을일 것만 같았던
체스키크룸로프의 나름 익사이팅한
보트 투어로, 강과 산이 싱그러운
마을 외곽의 풍경까지 눈에 담아 본다.
이발사의 다리를 내려다본다.
파란 하늘과 떠 있는 구름마저 마을 전체를 비추면
예쁜 중세유럽 속의 동화같은 마을을 만들어 낸다.
체스키크룸로프는 정말 동화속의 중세유럽이다.
여행을 위해 한발짝을 떼고 상상하는 순간부터
크룸로프 성 안의 그대는 꿈을 꾼다.
이 아름다운 마을 체스키크룸로프에서
파란 하늘이 비추는 동화 속 한 켠의
행복한 주인이 되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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