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를 비추는 선셋, 아름다운 리에그로비 언덕
예쁘고 웅장한 프라하성을 품은 이 도시의 경치가
어딘들 아름답지 않겠냐마는, 그중 선셋 포인트로는
으뜸이라고 소문 무성한 리에그로비 언덕에 올라,
무성한 소문의 실체를 한번 들여다 본다.
숙소가 있는 까를교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면 리에그로비 사디 근처의
정류장에서 내린다.
걷기에 짧지 않은 길이지만, 산책하는 기분으로
상점들이 들어선 건물들을 지나 공원으로 오르는데,
길을 오가는 사람도 없고 차도 잘 다니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선 듯한 느낌에, 시간을
맞추어야 하는 선셋을 놓칠까 마음이 급해진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의 꼭대기에 올라보니,
보이지 않던 사람은 여기 다 와 있다.
모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던가, 언덕에 오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니 사람이 없어도 걱정 말게.
한참을 걸어 언덕에 오르니,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프라하의 성이 눈 앞의 나무들 사이에
작고 뾰족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언덕의 뒤쪽 길을 올라서일까,
리에그로비 언덕에 오르자마자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듯한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그들만의 장소를 찾은 기분.
그리고 무언가 유일함에 시선이 집중되는 기분.
어쨌거나 기분이 좋다.
시간은 저녁 8시 반을 넘어가지만, 여름의 체코는
해가 길어서, 9시 반 정도까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선셋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대학생들이었고, 저마다 음악을 틀어놓고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와 웃음을 주고 받는다.
언덕의 잔디밭을 등지고 조금만 내려가면
청년 창업몰 같은 야외 푸드코트가 있고,
언덕 포인트의 옆에는 큰 개가 두마리 있는
작은 Pub, 생맥주를 파는 비어가든도 있다.
청년 창업몰에서 소세지와 핫도그, 비어가든에서
생맥주를 사 들고 언덕에 스카프를 풀어 깔고 앉아
천천히 저물어 가는 해에 비친 아름다운 도시를
지긋이 바라본다.
하늘은 천천히 붉게 달아오르면서,
어두움의 경계로 달려가는 듯 하다.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야경을 준비한다.
아직 완전히 해가 저물지 않았는데도
이미 불이 켜진 성과 도시는 예쁘기 그지없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선셋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천천히 저물어간다.
간혹 붉어진 하늘을 지나는 비행기는,
항공사 광고에 나올법한 멋진 그림을 만든다.
하루 종일 시리게 파랗던 하늘은 붉게 물들었다가
어둠이 슬 찾아오고, 아름다운 성을 둘러싼 도시는
이제 수 많은 조명들로 밝게 빛난다.
나이가 들었는지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점점 붉어짐과
어두움 사이의 경계를 넘는 하늘을 바라보며
감성에 축축하게 젖는다.
리에그로비 언덕의 사람들은 저마다
소란스러운 모임들이었지만 거슬리지 않고,
어색해보이는 연인들은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했으며, 해가 저물어 어두워져도 자신들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마냥 즐기는데 여념이 없는,
어쩌면 이 프라하의 낭만과 자유가
묻어있는 듯 하다.
어둠이 찾아온 리에그로비 언덕을 내려오며,
아름다웠던 광경에 뒤섞인 복잡한 감정들을
천천히 하나씩 떠올려 정리해본다.
알아보기 쉽지 않은 깨알같은 버스 시간표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선셋도 야경도 좋지만 어떻게 가지?’
역시 대중교통은 한국이다..
선셋은 언덕위가 아름다웠지만,
야경은 역시 숙소에서 가까운 블타바 강이다.
보라, 기가 막히지 않은가.
블타바 강 위의 까를교는 눈부신 야경을 만든다.
프라하는 어느 곳이나 아름답기 그지없다.
다만 해가 지는 리에그로비 언덕에서
바라보는 선셋은 단순히 보는 것 외의
낭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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