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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떠들기

독일 드레스덴, 동독의 역사


 

독일의 피렌체라 불리우는 드레스덴은

동독 역사의 중심이자, 2차 대전 폭격의

아픔을 딛고 재건된 독일 남부의 예쁜 드레스 입은

드레스덴이었다.

국내에서도 누군가의 연설문으로 유명세를 탔던
유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일의 관광명소가 된,
이곳을 한번 슬슬 스리슬쩍 슬렁슬렁 둘러보자.

 


드레스덴 중앙역을 통과하며, 엘베 강가의
유럽을 비춘다는 테라스, 바로 브륄의 테라스로
파란 하늘을 머리통 위에 이고 걸음을 옮긴다.

알트마르크트 광장을 지나며 느끼는
독일의 상쾌방쾌 상방쾌한 아침공기와 더불어
베를린과도 다르고, 가까운 동유럽의 체코와도
다른 분위기의 뭔가 모를 고풍스런 유럽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독일에서 놓칠 수 없는, 독일 소세지를 시켰건만,
소세지와 프레즐을 공처럼 뭉친 공세지(?)
요리가, 공처럼 나의 테이블에 맥주와 함께,
불친절한 직원으로부터 스루패스 되었다.
‘메뉴판을 번역기로 돌려 볼껄..’하는 후회가 든다.

기대했던, 길고 굵고 강한(?) 소세지는 아니었지만,
유럽의 따가운 땡볕 가득 들어찬 유럽의 노천
테이블에서 지나가는 관광객들과 눈웃음을 마주치며
나도 모르게 나를 거나하게 만든 맥주잔을 비운다.

 


넋놓고 바라보기만 하다가 다른 장소를 마주하고는
문득, 테라스에서의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않았음을
느끼고 나지막히 욕 섞인 한숨을 내뱉는다.


화려하고 볼거리가 가득한 그런 테라스는
아니었지만, 잔잔하게 흐르는 강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벤치에 앉아 유럽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음을 감사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이곳을 유럽의 테라스라 불렀던 괴테를 떠올린다.
(아니, 갑자기??)


빗발치는 포탄의 폭격에도 살아남은
마굿간의 외벽에 그려진 군주의 행렬은
약 25,000개의 타일이, 8미터의 높이에,
자그마치 101미터를 이어지는 긴 벽화다.
최초에 일일이 손으로 그렸을 화가 빌헬름 발터를
생각하며 아무리 봐도 비슷비슷한 인물과 말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1907년, 이 길고 긴 그림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전체를 타일로 박아 보존한 것에 감사하고,
궁전이 파괴될때, 이 마굿간에서 떨고 있었을
수 많은 말들의 울음소리를 작게나마 흉내내보자.

 


멀찌감치 솟은 분수의 뒤로 보이는 드레스덴
챔버 오페라하우스의 고풍스러움을, 파란 하늘과 함께
눈에 가득 담고 소소한 걸음으로 총총 지나가보자.


독일 바로크 양식의 최고봉이라 불리우는 여기.
1732년에 만들어진 아우구스트 1세의 여름별장이며
다섯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는,
건축에만 20년이 걸린 츠빙거 궁전에 도착한다.

궁전의 안쪽에는, 기대했던 목욕중인 요정은 없지만,
요정의 욕탕이라는 분수와, 조화를 이루는 화려한
조각상들로 꽉 채워진 정원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것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모습도 매우
흥미로운 볼거리이다.
별장에 온 아우구스트처럼 뒷짐지고 낙낙하게 정원을
거닐며, 목욕중인 요정을 마냥 상상해본다.(ㅎ)

 


종교건축의 대표 건축물인, 노이마르크트 광장의
드레스덴 프라우엔(성모) 교회는 원래 가톨릭에서,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개신교 교회가 되었다.
이 웅장하며 묵직해보이는 건물은 교회라는 것이
도대체 무언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네온싸인이
붙어있는 붉고 얇은 십자가가 아니라 말이다.

 


프라우엔(성모) 교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엘베강과 노이마르크트 광장의 모습이다.
시원한 하늘과 구름, 이름모를 건물들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까지, 이 멋스러운 옛 동독의 도시를
진짜 드레스 입은 드레스덴으로 만들어 놓았다.


역사가 느껴지는 거무튀튀한 외관이 고풍스러운
궁전 교회(대성당)이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가톨릭이 힘을 잃을 때,
아우구스트 2세가 가톨릭을 다시 일으키려고
지은, 드레스덴 가톨릭 궁전 교회(대성당)은
레지덴트 궁과 연결된, 왕이 드나들었을
은밀한 다리가 있다. 아마도 뭔가를 은밀하게..
(뭘까...?)


스타벅스의 노천에 앉아, 제법 귀에 쏙쏙 들어오는
버스커의 음악을 들으며,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프로듀서들처럼 어색한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든다.

2차대전의 폭격을 거친 옛 동독의
문화, 정치, 상공업의 중심지였던 이곳.

“복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정교했으며,
복원이라고 했기에 좀 감탄했다.”

먼 옛날 작센 왕조의 호화로웠던 수도는, 수 많은
역사를 만들었고 파괴되었으며 다시 일어섰다.
조용하고 잔잔한 엘베강을 끼고, 옛 동독의
중심이었던 이곳에 서서, 지금은 사라진
호화로운 왕조와 전쟁의 폭격을 어렴풋이나마
상상해보며, 폭격뒤에 다시 일어서는 그대의
의지를 한번 되새겨보자.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천천히 하나씩 눈앞에

나타나는 관광 포인트에 놀라다 보면,

 

'24시간이 모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