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카파도키아의 항아리케밥 Pottery Kebab
괴레메의 육개장 피린익스프레스 Firin Express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명성이 자자한
터키에서 특별한 케밥에 밥말아 먹을려고 왔다.
항아리를 깨부숴 먹는 항아리케밥이 유메데스한
터키 카파도키아에 항아리 부숴먹으러 후닥닥 가봅세.
항아리 삭 다 부숴먹어벌라.
카파도키아는 터키 이스탄불 여행 중에 들를 수 있고
각자 특색이 있겠지만, 맛들은 비슷하고 기본 이상이다.
그리고 놀라지 말라. 항아리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
황량한 벌판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들어진 이곳.
심히 건조해서 모기도 없는 카파도키아에 도착했다.
* 터키 카파도키아 관련 글 보기 :
카파도키아 아나톨리아 요정의 굴뚝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이스탄불에서 카이세리로 오는 국내선,
페가수스항공에서 구매한 썩은 치즈맛 샌드위치를
달랑 한입만 먹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괴레메의
어두운 거리를 두리번거리다 찾은 피린익스프레스
(Firin Express)는 구글맵에 별 4개 이상이었고,
일단 오늘의 늦은 저녁식사의 타겟으로 판단,
이곳을 슬슬 기웃거려보기로 했다.
기웃거리다 뭣에 홀린듯 스르르 앉아버렸다.
시간이 저녁 9시 쯤으로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피곤한 얼굴에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테라스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오래된 터키스러운
테이블보를 바라보다 카파도키아라고 쓰인
귀여운 벌룬그림의 재떨이 사진도 찍어본다.
작고 귀여운 재떨이,
앞으로 다가올 항아리가 그러했다.
항아리케밥은 뚜껑이 덮인 작은 단지와,
왠 신설동 풍물시장에서 팔 것만 같은
긴 칼을 가지고 오는데, 직접 칼을 들고 항아리를
일격에 내리치라고 칼을 건네준다.
식당에 따라서 망치를 주는 곳도 있는데,
여긴 칼이었다.
케밥을 먹기위한 마지막 스테이지의 빌런이라
생각하며, 명량의 이순신같은 표정으로 ‘흐핫!’하며
일격을 날리는 기품있는 기합소리와 함께 항아리의
뚜껑을 노크하듯 ‘톡톡톡’ 때리면 미리 잘라놓은
선을 따라 뚜껑이 깨지고, 뻘건 국물을 왈칵 쏟으며
케밥이 ‘뿅’ 튀어나온다.
항아리 밖으로 흘러내리는 케밥의 국물이 이상하게
yo so 섹시하다. 실컷 먹어주자.
카파도키아에서는 이 작은 다육이 단지에 항아리에
모든 재료를 다 집어넣고 끓인 항아리케밥이 유명하다.
푸짐하게 푹 끓인 항아리속 고기와 각종 채소들을
슬슬 떠먹어보니 육개장 비슷한 시원함이 올라온다.
’키이야아~’까지는 아니어도, ‘크허~’ 정도는 된다.
배가 고픈 탓일까, 아니면 페가수스 항공의
‘이미 썩어버린 치즈맛 샌드위치’ 덕분일까..
케밥 친구 피데도 짭짤하고 고소하니 맛이있다.
터키식 피자라고 하는 피데는 여러 문화가 합쳐진
터키의 음식 문화를 잘 보여준다.
귀요미 다육이 화분단지, 항아리케밥을 주문하면
터키식 샐러드인 살라타가 함께 나온다.
밥은 기름에 볶기 때문에 살짝 느끼하고 짭짤스러우며
케밥과 함께 먹으면 나름의 후루룩한 맛이 있다.
나름 맛집을 찾아다니며 거의 케밥만을 먹은 탓에
아주 약간은 질려 있었는데, 국물이 있는 시원한
케밥을 만나다니, 항아리 퍼포먼스와 맛도 특별한
이번 케밥은 어쩌면 남은 여정에 계속 케밥에
도전할 수 있는 의지를 북돋아주었다.
‘그래..또 다른 맛의 케밥이 있겠지 뭐.. ㅠ’
맥주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에 약간의 시원함을 느끼며
여정 중에 먹은 케밥들과, 오늘 먹은 특별한
섹시한 뻘건 국물 왈칵 항아리케밥을 생각해본다.
풍물시장에서 산, 혹은 인터넷에서 산 듯한 칼로
항아리를 깨는 특별한 퍼포먼스와, 말끝마다
‘my brother, my sister’를 붙이는 터키식 온정에,
더 따뜻했던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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